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초가을의 기록_초록; A Record Of Autumn

“우리가 기억하고 있는, 기억하고 싶은, 기억되길 바라는 이 계절의 색을 기록합니다. 9월은 파란 잎이 무성했던 여름을 보내고 가을 맞이를 시작하는 달입니다. 뜨거웠던 지난 날의 기억을 달래듯 식혀주는 시원한 바람이 부는 차분하고 상냥한 계절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합니다. 오늘날의 우리는 이 계절의 느낌과 생각, 촉감과 냄새를 작품으로 제작하고 기록해봅니다.” 


 한 계절이 시작되고 오롯이 그 날들을 지내고, 이제는 새로운 계절을 맞이할 준비를 하며 느끼는 다양한 마음을 담은 작품을 선보입니다. 어쩌면 그 속에는 간직하고 싶은 소중한 추억, 잡을 수 없었던 아쉬움, 흘러가게 두고 싶은 기억들과 다가올 날들에 대한 설렘이 담겨있을지도 모릅니다. 전시는 다양한 공예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이 모여 우리의 마음 속 초록을 펼쳐 이야기합니다.

초가을의 기록_초록; A Record Of Autumn

서울 서대문구 연희로11가길 2 2층, 넌컨템포

 2024. 9. 3 - 9. 8

작가 노트 [반짝이는 초록]

누군가 가을이 무엇을 의미하냐고 묻는다면, 나는 여름을 보내고 맞이하는 계절이라고 답할 것이다.

땀 흘리며 보낸 여름 뒤에 찾아오는 가을은 우리에게 작은 결실을 안겨준다. 긴 산책 후 잠시 멈춰 설 때, 머리카락 사이로 스치는 선선한 바람처럼, 그 소중한 찰나를 위해 부지런히 살아온다.

지금을 살아가는 원동력이 된 반짝이는 순간들을 하얀 백자를 도화지 삼아 색으로 조각해 기록한다. 

긴 호흡

느리게 걷기

뜨겁게 달려온 지난 날들을 뒤로하고 한 박자 쉬며 천천히 나아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제작하였습니다.

한 그루의 나무

'내일 지구의 종말이 온다 해도, 나는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.' 이 문장은 나무를 주제로 작업을 구상할 때마다 떠오릅니다. 당장 앞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도, 묵묵히 나에게 주어진 일을 해나가자는 다짐을 되새기게 해준 문장입니다.

오늘도 나는 한 그루의 나무를 심습니다. 그 과정에서 비와 바람이 불고, 나비가 날아다니는 장면을 나무 위에 조각하고 나무가 자라나 열매가 열리는 기분 좋은 상상을 해봅니다.

한 송이 잔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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